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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여름준비




여름을 정말 사랑하지만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은 또 어찌나 많이 흘리는지 걸핏하면 탈수 증세가 오기 일쑤라 여러모로 힘든 날이 많아, 소위 말하는 관념적 여름(에어컨 아래에서 즐기는 녹음)만을 사랑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겨울 내도록 여름을 그리워하던 우리는 해가 점차 길어지면 이때다! 하고 여름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폭죽처럼 강렬한 찰나를 닮은 여름을 누구보다 맹렬히 즐기기를 기대한다. 먼저 겨울부터 모아온 여름에 관한 책을 리스트업해두고 바다로 향할 때 기분에 따라 다르게 집어 나간다. 냉장고엔 참외로 시작해 자두, 복숭아가 마르지않게 두둑히 준비해두어야 하고 추위에 굳었던 몸이 헤벌레 녹아있으니 이 참에 몸이 더 열리게 요가도 열심히 해야한다. 그렇게 여름동안 우리의 인생을 맘껏낭비하기 위한 각자의 여름준비가 시작된다. 이번 여름은 더 많이 인생을 낭비해야지, 더 많이 바다에 누워있어야지, 더이상 싸늘하지 않은 밤공기를 두팔벌려 누려야지. 여름이라는 단어가 질리도록 많이 써야지. 그렇게 온통 둘러보아도 초록, 그리고 그 속에서 울어대는 울창한 매미소리가 들리면 여름이 왔다 드디어.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들

 

여름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연섭리를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다. 자비없이 무색의 소리를 외쳐대는 태양빛에 그동안 조금 하얘졌던 피부가 도로 까매지기도 아무리 가려보려해도 무작정 나타나는 기미와 주근깨. 다들 피하고싶어하는 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것들을 환영하는 사람은 여름을 기꺼이 사랑한다. 나는 그런 것을 자연스러운 사람들이라고 칭하고싶다. 여름엔 불편하다고 여겨지는게 너무 많지않은가! 흐르는 땀, 피부끼리 닿는 끈적임, 꿉꿉한 빨래. 자연스럽게 계절의 이치를 받아들이고 그 일원이 되어서 자연스러운 사람, 여름의 사람이 되어가고싶다. 그래서 아직도 악명높은 습도의 제주도에서 제습기를 사지않고 버티는 이유일까. 나는 습한 섬에서 산다. 당연히 습한걸 받아들여야지! (미련한 사람) 다행히도? 남편과 나는 제주에 살아서 여름과 가까이 밀착해 살아가고있다. 집에서 30분 거리 바다를 주로 가는데 비치백엔 과일과 맥주, 여름을 찬양하는 책을 필수로 챙겨야한다. 물놀이는 핑계일 뿐 대부분의 시간은 바다와 함께 풍류를 즐기는데 시간을 낭비한다.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노라면 내가 꼭 바캉스를 온전히 즐기는 유러피안이 된 기분이랄까. 그래서 우리에게 여름은 단언컨대 제주도 바다다. 나의 집, 제주에 여행을 온 그대들이라면 숙소와 가까운 앞바다에서 꼭 그 시간을 낭비해보기를 바란다. 그렇게 여름과 시간을 허비하다보면 노을은 덤으로 얻게 될 지도 모르는 일.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힘들었을 이 계절을 여름을 위한 작은준비, 여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어쩌면 작은 에피소드로 우리는 여름에 중독되어 갈지도 모른다.

그렇게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여름구름, 습하고 비를 많이 머금고 있는 탓인지

영화 ‘업’에 나오는 구름처럼 신기한 구름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이만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니. 

잔잔한 에매랄드빛의 바다는 귀하다. 

제주바다는 보물임이 분명하다.





















내 여름날을 가장 빛나게 해주는 내 짝꿍. 

맞는 것이라곤 하나 없지만 우리는 다행히도 둘 다 여름을 사랑한다.

















 

이렇게 바다 한 가운데에 있을 때면 꼭 내 자신이 바다의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동시에 가장 큰 해방감이 동시에 떠밀려오기도 한다.






















여름의 노을은 특별하다. 

제멋대로 생긴 구름들 때문에 매번 복불복의 노을을 보여주는데 이때의 불타는 노을은 세계 어느 일몰명소 보다도 노을맛집이다. 

요즘은 종일 비가오다가 꼭 마지막 일몰타임에 태양빛을 터트려 준다.

너무 감사하게도!


















이나라 / 사진브랜드 운영

 



한량처럼 살고싶어 제주로 떠났지만 제주에서 하드워커로 일하는 사람. 

제주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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